정치인의 참사 현장 방문, 도움이 될까 방해가 될까?
경기 화성시 일차전지 제조업체 아리셀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22명의 목숨을 앗아간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 참사 현장에 여야 정치인들이 잇따라 방문하며 현장 공무원을 격려하고 희생자 가족을 위로하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정치인의 방문이 사고 수습 작업에 방해가 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치인들의 잇따른 방문
아리셀 공장 화재 현장에는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가장 먼저 도착했습니다.
원 전 장관은 "희생자가 많을 수 있다고 해 아무 정보 없이 달려왔다"고 말했으며, 현장에는 한 도의원이 수행했습니다.
이어 오후 9시에는 윤상현 의원, 오후 10시 40분에는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 잇따라 방문했습니다.
한 전 비대위원장은 정치인의 현장 방문이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재난 상황을 감안해 시간을 좀 미뤄 갔다"고 설명했습니다.
정치인의 방문, 정말 필요한가?
정치인들이 현장을 방문하는 이유는 참사에 공감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이들은 단순히 둘러보는 것이 아니라, 소방 및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브리핑을 받습니다.
이로 인해 현장 인력은 정치인 의전과 설명에 투입되며, 사고 수습 작업에 방해가 된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정치인들이 각자 일정을 이유로 시간을 맞춰 오지 않는 경우가 많아, 매번 브리핑을 준비해야 하는 부담이 큽니다.
현장 근무자의 고충
한 지자체 관계자는 "필요한 부분을 건의하고 생산적인 이야기가 오가는 경우도 있지만, 현장 근무자 입장에서는 똑같은 이야기를 반복해야 하고 부수적으로 신경 써야 할 것들이 늘어난다"고 말했습니다.
2021년 광주 학동 건물 붕괴사고 당시에도 일부 기초의회 의원들이 사고 현장에 설치된 경찰 통제선을 넘어가 헌화하는 모습을 촬영해 빈축을 샀습니다.
또한 2022년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은 서울 동작구 사당동 수해 복구 자원봉사 현장에서 "솔직히 비 좀 왔으면 좋겠다, 사진 잘 나오게"라고 실언해 비판을 받았습니다.
소방 공무원의 입장
실제 현장에 있었던 소방 공무원들은 정치인의 방문이 업무에 방해가 된다고 말합니다.
2021년 경기 이천시 쿠팡물류센터 화재 당시 경기소방재난본부 익명 게시판에는 "정치인이 방문하면 의전과 사진 촬영 등으로 수습 활동에 방해가 된다"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소방노조 관계자는 "현장을 정확히 파악해 상황의 심각성을 전달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무분별한 정치인들의 방문은 소방 본연의 업무를 방해할 수 있다"며 "보고가 필요하다면 다른 경로로도 전달할 수 있는 만큼 잦은 방문은 자제해줬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정치인의 방문, 필요한가?
정치인의 참사 현장 방문은 그들의 공감을 보여주는 것일 수 있지만, 실질적인 도움보다는 방해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현장 인력의 업무에 부담을 주는 만큼, 정치인들은 방문을 최소화하고 다른 방법으로 지원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참사 현장에서의 정치적 행보보다는 실질적인 지원과 대책 마련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정치인의 방문이 참사 수습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신중한 접근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