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 선택한 제품, '팬슈머' 문화의 확산
최근 식품업계에서는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정식 출시되거나 재출시되는 제품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는 소비자가 단순히 제품을 소비하는 단계를 넘어, 사업에 직접 관여하는 '팬슈머'(fan+consumer) 문화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팬슈머 문화는 기업에게도 새로운 도전이자 기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까르보 불닭볶음면의 성공 신화
삼양라운드스퀘어의 삼양식품은 '까르보 불닭볶음면'의 인기로 최근 미국과 중국에서 높은 매출 신장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에 삼양식품의 주가는 지난 14일 64만8000원을 기록하며, 52주 신고가를 달성했습니다.
이는 올초와 비교해 약 181% 폭등한 수치입니다.
삼양식품이 2017년 말 출시한 '까르보 불닭볶음면'은 불닭 브랜드 누적 판매 10억 개를 기념해 3개월 동안 한정 판매된 제품이었습니다.
하지만 출시 직후 빠르게 입소문을 타며 한 달 만에 판매 수량 1100만 개를 돌파했고, 총 3600만 개 판매를 기록했습니다.
소비자들의 뜨거운 요청에 힘입어 삼양식품은 2018년 '까르보 불닭볶음면'을 정식으로 시장에 내놓았습니다.
이후 2년 만에 국내 누적 판매 1억 개를 돌파하며, 미국에서도 품귀 현상을 빚을 정도로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또한 불닭소스 역시 한정 출시 후 인기를 끌어 상시 판매로 전환되었습니다.
팬슈머 문화의 정의와 영향
이처럼 본인의 취향을 적극적으로 기업에 요구해 제품 출시 등에 관여하는 소비자를 '팬슈머'라고 부릅니다.
팬슈머는 팬(Fan)과 소비자(Consumer)를 합친 말로, 이들의 요청으로 단종 제품이 부활하기도 합니다.
삼양식품이 작년에 부활시킨 '불닭볶음탕면'이 그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입니다.
오리온도 최근 '포카칩 스윗치즈맛'을 재출시했습니다.
2014년에 처음 나온 스윗치즈맛은 2016년 제품 라인업을 재정비하면서 판매가 중지되었으나, 소비자들의 재출시 요청이 쇄도하면서 다시 시장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또한 오리온은 최근 단종되었던 '마켓오 말차 브라우니'도 재출시했습니다.
소비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기업들
롯데리아도 최근 '오징어 얼라이브 버거' 4종을 한정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2004년 첫 출시된 오징어 버거는 지역마다 다른 소비량 차이로 2017년에 단종되었으나, 2년 후 롯데리아는 '다시 맛보고 싶은 레전드버거' 투표를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오징어 버거가 투표율 45%로 1대 레전드 버거로 등록되면서 한정 판매로 출시되었고, 이후로도 거듭 재출시되고 있습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팬슈머 관련 보고서에서 "과거에는 팬덤 문화가 연예인, 운동 선수 등을 중심으로 형성됐지만 최근에는 기업, 브랜드, 제품 등으로 다양하게 확산되면서 새로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소비자의 선택이 만들어내는 성공
식품업계 관계자는 "까르보 불닭볶음면은 한정 판매로 기획된 제품이나 상시 판매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많아 정식 판매로 전환된 건데 뜻밖의 대박이 났다"며 "판매를 결정하는 데 소비자의 반응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처럼 소비자의 요구와 반응이 제품의 생명주기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는 시대입니다.
팬슈머 문화는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기업과 소비자가 함께 만들어가는 새로운 시장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앞으로도 더욱 많은 기업들이 팬슈머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제품을 출시하는 데 주력할 것임을 시사합니다.